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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급격히 날이 추워질지 몰랐다. 그저 낙엽과 시와 음악이 어우러진 미술관의 가을 풍경이 궁금했다.
시와 음악이 있는 가을 오후, 소전미술관을 찾아가 보고서
경기도 시흥시 소래산자락에 있는 [소전미술관]은 도자기 중심의 테마 미술관이다. 고려 시대와 조선 시대의 명품도자기를 마주할 수 있는 상설 전시실과 세자르, 부르델과 같은 거장들의 조각 작품이 전시된 야외 정원으로 이루어져 있다.
수려한 자연환경 속에 있는 소전 미술관은 특히 너른 앞마당이 자랑인데, 바로 이곳에서 가을 페스타가 열렸다.
첫 순서는 인디밴드 레드로우가 맡았다. 레게풍의 노래를 주로 부르는 레드로우는 가을향기 물씬 풍기는 곡들을 선곡했다.
가을엔 편지하겠어요~~~
통기타에 맞춰 노래를 흥얼거리다 보니 가을 하늘을 절로 바라보게 되었다. 맑은 가을 하늘은 높고, 푸르렀다. 다만, 예상치 못한 바람과 추위에 코끝이 시렸을 뿐.
이어진 ‘잘 가라 나의 20대여’라는 곡은 20대를 추억하는 시간이 되기에 충분했다. 방황도, 아프기도 많이 하지만 자기의 가치관이 형성되는 시기, 20대를 떠올리게 했다. 노랫말처럼 조금씩 하고 싶지 않은 걸 알아가고, 그래도 말을 못 해 입이 떨어지지 않는 그런 나이 말이다.
목소리가 매력적인 가수 이지상의 노래는 깊이 있는 한 편의 시와 같았다. 때맞춰 부는 바람에 낙엽이 스치는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시인 박남준의 시 낭송도 인상적이었지만, 그가 연인과 헤어지며 썼다는 시의 에피소드는 상상만 해도 애잔했다. 생각해보라! 연인과 헤어지고 뒤돌아섰는데 누군가 어깨를 툭툭 친다면?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갖고 뒤돌아 보지 않을까? 그런데 그 어깨를 친 것이 다름 아닌 바람에 흔들리던 쑥부쟁이였다니!
시와 음악이 있는 고즈넉한 가을의 오후, 조금만 더 포근했다면 좋았을까? 추위에 그런 생각이 절로 났지만, 차가운 게 또 가을의 맛이 아니겠냐며 손을 연신 비벼대고 있을 때 솜사탕처럼 달달한 아이들의 목소리가 마음속에 온기를 채웠다.
시흥시의 자랑이라는 시흥시립소년소녀합창단원들이 넬라 판타지아와 아름다운 세상 등을 부르며 따뜻한 화음과 율동을 선보였다.
끝으로 MBC 예능에서 독특한 음색을 자랑하며 가왕에 올랐던 가수 강허달림이 깊어가는 가을 저녁에 찰떡같이 어울리는 허스키한 목소리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추운 날씨 속에 박수로 박자를 맞추던 관객들에게서 간간이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저마다 훌쩍거리는 것이 추위 때문인지 가을 분위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제는 손끝이 시린 가을 저녁, 시와 음악이 있는 미술관에서 깊어가는 가을 분위기를 한껏 느껴본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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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넘나 추웠어요. 다음에는 담요도~ 난로도 준비 해 주시면 정말 좋을 것 같아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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