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한동희 선생님의 서평입니다. / 디지털 에듀 뉴스 기사에 작성된 내용과 동일합니다.
몇 해 전부터 교육 시장의 큰 화두 중 하나가 ‘문해력’이다. 관심이 쉬이 사그라들지 않는 이유는, 우리 국민의 낮은 문해력에 대한 우려 외에도 다른 이유가 있는 것 같다. 하나는 세종이 만든 세계에서 가장 쉬운 문자인 한글을 가진, 문맹률이 가장 낮은 국가로서 자부심을 가진 우리들의 자존심에 생채기가 났기 때문일 것이며, 다른 하나는 이 나라의 뜨거운 교육열과 직결되는 문제여서일 것이다.
자존심이 상한 건 참아 넘길 수 있어도, 애들 교육과 관련된 문제라면 절대 그냥 넘길 수 없는 게 대한민국의 학부모들이다. 때문에 여기저기서 들리는 문해력 이야기를 바탕으로 학부모들은 자녀들에게 책 좀 읽으라는 잔소리를 늘어놓기 일쑤다. 책 읽으라는 말이야 잔소리계의 고전이긴 하지만 요즘 그 빈도가 부쩍 늘지 않았을까. 그런데 이때 당신의 자녀가 ‘왜 책을 읽어야 해요?’라고 물으면 당신에게 자녀를 설득시킬 만한 답이 마련되어 있는가? 그렇지 않다면 <공부머리 독서법>을 펴보자. 자녀의 도발적인 질문에 능수능란하게 답변하는 부모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공부머리 독서법>은 ‘초보 독서가를 위한 공부머리 독서법’을 다루는 1부와 ‘숙련된 독서가로 가는 공부머리 독서법’을 소개하는 2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책의 내용과 함께 나의 생각을 같이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먼저 학생들의 성적 변화에 대한 이야기. 공부 잘하는 애가 계속 잘한다는 말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대부분의 아이들 성적이 유지되지만, 상급학교로 진학하는 두 개의 구간에서 성적은 요동치기 때문이다. 저자는 그 이유에 대해 공부해야 하는 분량이 늘어나는 시기(초등학교에서 중학교, 중학교에서 고등학교로 바뀔 때 교과서의 두께는 굉장히 두꺼워진다.)에 문해력이 떨어지는 친구들은 자기주도학습을 할 수 없어 성적이 하락한다고 밝힌다. 자기주도학습의 영향이 비교적 적은 중학교 때까지는 버티는 학생들이 더러 있지만, 고등학생이 되면 성적이 떨어지는 것은 당연지사가 되고 만다는 것이다. 문해력 즉, 언어능력이 곧 학습 능력이라는 것에 누가 반기를 들 수 있을까. 누군가에게 배우는 방식, 듣는 공부의 비효율성은 상급학교로 올라갈수록 명확해지는데, 대부분의 학부모들이 성적이 안 나오면 더 배우게, 더 듣게 하고 있으니 성적에 변화가 없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우리 아이들의 문해력이 떨어진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명확하다. 읽지 않기 때문이며, 읽는 것을 권하지 않는 사회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가 스마트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텔레비전을 보고, 스마트폰을 보고, 강의를 보고, 유튜브를 보고... 무언가를 보는 시대에 살고 있다. 게다가 그 모든 것을 계속, 끊임없이 볼 수 있는 스마트폰이 우리 아이들의 손에 들려 있으니 읽기와는 거리가 먼 삶을 살 수밖에 없다. 그렇기에 우리 아이들은 학습의 시작이며, 학습을 평가하는 데 있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문해력을 기르는 기회를 놓치게 된다.
그 실상은 생각보다 심각하다. 이미 우리 아이들의 교실에는 ‘사흘’을 4일로 아는 아이들, ‘이지적인 친구’를 쉬운(easy)친구로 생각하고 그런 말을 들으면 기분 상해하거나 ‘고지식한 녀석’이라는 말을 듣고 지식이 높다(高)고 좋아하는 친구들이 점령하고 있다. 국어 선생님뿐만 아니라 수학, 영어 선생님들이 아이들에게 책을 읽으라는 말을 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그러므로 읽기가 만병 통치약이 될 수는 없지만, 학생들이 공부를 하는 데 있어서 읽기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과 문해력이 있어야 성적을 올릴 수 있다는 사실은 자명하다. 그리고 문해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결국 책을 읽어야 하는 것이다. 어떤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가에 대해서는 정답도 없을뿐더러 할 말이 너무 많기에 다음 기회로 넘기고, 이 글에서 딱 두 가지만 말하고자 한다.
첫째, 교과서를 읽어야 한다. 내 아이의 문해력이 어떤 수준인지 궁금하신 부모님은 아이와 함께 해당 학년의 사회나 과학 교과서를 읽어 보기 바란다. 아이의 이해도를 보면 문해력을 판단할 수 있다. 사실 우리 아이들은 교과서를 거의 읽지 않는다. 아이의 공부방 책꽂이를 봐도 교과서가 없는 경우가 많다. 교과서는 교실 사물함 뒤에 숨어 버렸고, 교과서가 있어야 할 자리에 문제집, 자습서만 가득하다. 공부하기 편리해졌지만, 그만큼 아이들은 교과서를 읽고 정리하며 본인 나이에 맞는 문해력을 키울 수 없다. 교과서만큼 학습적으로 훌륭한 책은 찾기 힘들다. 학습을 위한 문해력을 기르고 싶다면 교과서 읽기가 기본이다.
둘째, 오해를 버리고 독서에 좀 더 쉽게 다가가야 한다. 많은 책을 읽거나 권장 도서를 읽는 것, 끝까지 읽는 것에 집착하면 책을 가까이하기가 어렵다. 책의 권 수보다 수준에 맞는 책을 제대로 이해하며 읽는 것이 중요하고, 누구에게나 좋은 책이 아닌 나에게 좋은 책을 읽는 것이 필요하다. 끝까지 읽어야 한다고 읽기 싫은 책을 억지로 읽는 것보단 읽기 싫으면 그만 읽고 보고 싶은 책을 보는 것이 능숙한 독서가로 가는 첫걸음이 될 것이다. 텔레비전 채널은 쉽게 돌리면서 책은 왜 쉽게 못 바꾸는 것일까? 책 또는 독서를 너무 신성시해서 멀리하는 우를 범하여서는 안 될 것이다.
독서와 공부의 관계를 다루는 <공부머리 독서법>을 다 읽고 나면, 책만 읽으면 우리 아이가 성적이 급상승할 수 있을 것 같은 설렘이 마음속에 가득할 것이다. 그러나 지금도 당신의 손에는 책이 아닌 폰이 들려 있다는 사실을 잊으면 안 된다. 책을 꾸준히 읽는다는 것은 아이, 어른 할 거 없이 쉽지 않은 일이다. 자녀가 책을 읽으며 좋은 성적을 받기를 바라는 분이라면, 스마트폰을 놓고 텔레비전을 끄고 거실에서 책을 보는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가 되는 것부터 하나씩 시작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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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어에 진심인 한동희 선생님이 전하는 책 소개, 함께 확인 해 보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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