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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한 소리나 할 줄 알았다. 학벌 위주에서 역량중심으로 채용시장이 변화하고 있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소리라고. 그런데? 알긴 알지만! 여전히 학부모인 ‘나’는 학벌이 중요하다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가? 열심히 공부해야 하고, 좋은 대학을 가야 하고, 그래야 워라벨을 지키며 여유롭게 살 수 있다로 연결되는 잔소리를 잊을만 하면 한번씩 아이에게 쏟아내고 있지는 않았는가? 급 반성모드로 만들어 준 강연이 있었다.
[가보고서] 미래 채용시장의 변화 - 송인수 재단법인 '교육의 봄' 공동대표 강의
30일, 2023 시흥미래교육포럼 학부모 진로특강의 일환으로 재단법인 교육의 봄 송인수 공동대표의 ‘미래 채용시장의 변화’관련 강연회가 열렸다.
강연에 앞서 인사말에 나선 송미희 시흥시의회 의장은 “아침에 발가락 열 개의 굳은살 때문에 아파서 밴드를 붙이고 나왔다”라고 전하며 시의회 의장으로 부지런히 발로 뛰며 일하고 있지만, 자신의 진로에 대한 고민은 현재 진행형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런 진로에 대한 고민은 늘 설렘의 대상이라고.
‘진로’는 자녀를 둔 학부모라면 특히 피할 수 없는 고민거리 중 하나일 것이다. 진로에 대한 걱정은 입시 경쟁과 취업 스펙 쌓기 경쟁으로 이어져 온 게 현실이니까.
“아무리 기업들의 채용시장에서 학벌을 보지 않는다, 달라졌다고 해도 실제는 학벌과 스펙을 보지 않냐고들 말합니다.”
강연에 나선 재단법인 교육의 봄 송인수 공동대표는 알찬 자료를 바탕으로 정말 채용 시장은 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업의 채용 전문가 30인을 만나고 총 25차례에 거친 포럼을 통해 자료집을 만들었다며, 스타트업이나 IT기업은 학벌이나 스펙에 의존하지 않는 채용이 대세이고, 외국계 기업의 경우 한국 지원자의 학벌이나 랭킹을 잘 모르고 알고자 하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특히 구글의 경우 인사부가 출신학교 등 전통적인 스펙 300개의 상관관계를 확인한 결과 SAT 점수와 출신학교, 학점 등은 입사지원자의 실력을 알려주는 지표가 되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그래서 이제 구글은 여간해서는 입사 지원자에게 출신학교나 대학학점을 묻지 않는단다.
강연 내용을 요약하자면, 이처럼 외국계 기업은 이미 오래전 직무능력 중심의 채용 방식이 정착되었고, 공공기관과 공기업에서도 블라인드 채용 제도가 도입되고 있으며 이 제도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도록 법률 제정이 필요하다는 것.
대기업과 IT기업 등이 정규 채용이 아닌 수시 채용을 통해 실제 업무능력을 갖춘 사람들을 찾고 있는 추세이며, 중소기업은 채용 과정에서 학벌을 보느냐가 쟁점이 아니라는 것과 중소기업이라도 대기업 못지않은 좋은곳이 많다는 것을 송대표는 빠르게 설명했다.
그러면서 우리집 가까이 괜찮은 중소기업을 알려주는 앱을 하나 소개했다. 괜찮은 기업을 빨간색으로 표시 해 준다.
빠르게 찾아봤다. 과연 우리 회사는 인정받은 좋은 기업인가! 그래서? 빨간 점을 확인하고 미소 지을 수 있었다. 하하.
송대표는 이어 병원의 경우 출신학교를 중시하는 대표적인 곳이지만 그래도 최근 채용 서류 전형단계에서 출신 학교 등급제를 폐지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또, 조금 특별한 채용 과정을 진행하는 회사도 소개했다. ‘보듬 채용’을 도입한 회사다. 채용에 탈락한 지원자에게 필기, 면접 전형에서의 강약점 분석 보고서를 제공 해 다음 채용시장에서 유리하도록 돕는다는 것이다.
“소통 능력, 이 능력을 키워주셔야 합니다!”
흡입력 있고, 빠르게 이어지는 강의에 한 시간 반이 금방 흘렀다.
송인수 대표는 기업들이 이제 과거에 중시하던 전통적 능력 대신, 남에게 의존하지 않는 자율성,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역량과 의지, 남과 소통하는 자세 같은 능력을 주목한다고 강조했다. 자녀를 향한 ‘성적과 공부’라는 안경을 벗어던지고 자녀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설계해 나가도록 지지해 주는 것부터 해 보자며 자신의 아들이 어떻게 변화 해 왔는지 사례를 들려주었다. 송대표의 아들이 고3에 촬영한 영상편지는 학부모들의 마음에 진한 여운을 남기기에 충분했다.
명문대 입학이 곧 성공이라는 방정식은 이미 오래전부터 깨지고 있다고 한다. 당연한 소리 일색일 줄 알았던 강연은 우리 부모 시대의 경험이 더 이상 자녀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게 하는 시간이었다. 변화하는 채용시장에 맞춰 교육 제도도 바뀌어야겠지만, 무엇보다 부모인 나의 시각부터 변해야 한다는 것.
강연을 듣고 돌아오는 길, 매서운 추위에 안경이 금세 뿌옇게 변했다. 내 자녀의 진로가, 미래가 이렇게 답답해지지 않도록, 과연 부모인 나는 ‘공부, 성적’이라는 시커먼 안경을 벗어던질 수 있을까? 애꿎은 안경만 꾹꾹 닦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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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사들은 어쩜 이렇게 말을 잘 하는 걸까요? 말 잘하고 싶은 일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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