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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그야말로 핫한 작가, 일리야 밀스타인의 국내 첫 대규모 특별 기획전이 열린다고 해 찾아 가 봤다.
[가보고서] 일리야 밀스타인- 특별 기획전 [기억의 캐비닛]
일리야 밀스타인은 밀라노에서 태어나 멜버른에서 자랐으며 현재 뉴욕에 기반을 두고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이다. 우리에게는 LG전자 협업으로 익숙한 작가이며 세계적인 브랜드 및 매거진과의 콜라보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전시 안내서 작가를 소개하는 글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극도로 자세하거나 강한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무언가를 보았을 때 우리는 탄성을 내뱉기도 하고 헛웃음을 짓기도 한다. 일리야 밀스타인의 작품을 처음 보는 사람들은 이와 같은 경험을 할 것이다.
기획전은 [기억의 캐비닛]이란 주제로 구성됐다. 캐비닛에 들어갈 만큼 작은 물건이지만 그 작은 것으로부터 관련된 수많은 기억을 소환하듯이, 일리야 밀스타인의 그림은 작은 것으로부터 세상을 읽어내며 그 경험을 감상자들에게 선사한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캐비닛 공간에서는 각각 다른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었다.
전시 공간으로 들어서 첫눈에 들어온 작품이다. 골조만 남은 곧 무너질 것 같은 건물에, 따뜻하고 경쾌한 벽화라... 뭔가 밝으면서도 쓸쓸한 느낌이 든다. 원래 이 두 단어가 공존할 수 있는 단어던가?
잘 알려진 '뮤즈의 복수'는 과거 세대의 예술가가 여성을 단순한 피사체로 대하고 여성의 신체를 대상화하는 작업을 해 왔다는 점을 꼬집는다. 쓰러진 작가에게 총을 겨누고 있는 여성은 이 순간만큼은 지배자다. 여성 편력을 가진 화가들에게 ‘복수’하는 감정을 표현했다고 한다. 여성의 표정을 볼 수 없어서 아쉬웠지만, 그렇기에 저 순간 그녀의 표정을 상상해 볼 수 있었다. 두려움, 우월감과 분노, 그 어디 즈음이지 않을까?
“지금은 '애인' 아닌 '가족'과 살고 있어서, 이런 감정은 느껴본 지 오래인걸~”
옆에 있던 한 관람자가 말했다. 작품의 제목은 ‘연인’이다.
그 말을 듣고 가만, 작품을 바라보았다. 모든 것이 둥둥 떠 있다. 무중력 상태일까?
‘사랑하면 그렇지, 이렇게 붕~ 뜬 기분 속에 있지.’
그림 속 감정이 현재 진행형이 아닌, 과거형이라는 사실을 깨달으며 지난날의 연애 감정을 소환해 봤다. 추억은 아름다웠으나, 현실이 더 편하고 좋다고 느껴지는 건 내가 나이가 들었다는 것일까.
압도적인 색감과 디테일을 자랑하는 작품이 곳곳에 배치돼 있었는데, 가만 들여다 보면 피식 웃음이 나는 작품도 있었다.
과연 이 작품의 제목은 뭘까?
큰 도화지에 점 하나 달랑 찍혀 있는,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이 그림! 하지만 그림의 주변 환경은 정반대다. 제목은 미니멀리스트! 마치 반어법으로 이야기하듯 작가는 맥시멀리스트를 풍자하고 있다. 그 표현력에 핫, 헛웃음이 절로 났다.
왜 일리야 밀스타인의 그림을 두고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표현하는 것인지 이해가 되었다. 때론 소소하고 때론 디테일한 그의 작품은 한동안 서서 그것을 읽고 미소짓게 했다.
물론, 예술이냐 광고냐를 두고 갑론을박도 있지만, 어쨌거나 미술을 잘 알지 못하는 기자의 눈으로 본 그의 그림은, 그를 철저히 의뢰인의 욕구를 200% 채워주는 훌륭한 작업자로 보이게 했다. 숨은그림찾기처럼, 디테일한 광고 제품이 그림 곳곳에 숨어 있었다.
일리야 밀스타인이 직접 기획에 참여한 공간에는 오리지널 드로잉이 전시돼 있었다.
우선 이 공간, 서재의 모형으로 말할 것 같으면, 그의 작품 ‘티레니아해 옆 서재’를 옮겨 놓았다.
누구나 그림 속의 작품이 되어 볼 수 있었다. 책이 가득한 책장과 풍경 좋은 넓은 창, 누군가의 마음속에는 워너비 공간이 아닐까?
그 공간에는 작가의 스케치 작품이 전시 돼 있었는데, 파란색 펜으로 그리고 검은색 펜으로 뚜렷하게 그린, 작가의 오리지널 드로잉을 보는 것은 신선했다. 그 스케치가 디지털화 작업을 거치면 어떻게 색으로 표현되는지 관찰하듯 볼 수 있어 의미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그림도 있었다. 바로 이 작품이다.
보트 시리즈 중 하나인 ‘북한 국경’은 북한을 직접 묘사하는 요소는 없지만, 검은 하천을 두고 두 땅으로 나뉘어 있다. 물 위에는 시체처럼 사람이 떠내려가고 있지만, 주변 사람들은 무관심하다.
디테일하며 화려한 작가의 작품을 보고 대부분 웃거나 감탄했지만, 현대 사회의 이면에 대해 표현한 몇 가지 작품에서는 섬뜩하거나 묵직함이 느껴졌다.
관람하는 동안 ‘탄성’과 ‘웃음’이 반복되어 앞서 전시 작가 소개에서 표현한 내용이 딱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리야 밀스타인 ‘기억의 캐비닛’ 전시회는 3월 3일까지 마이아트 뮤지엄에서 진행된다.
당신의 캐비닛에는 어떤 생생한 기억이 담겨있는가?
작가의 기억과 경험이 뒤엉킨 작품들을 보며 잘 그린 일러스트는 이런 거야~ 라고 느끼는 것도 좋겠지만, 각자 기억의 캐비닛 속에 보관돼 있는 소중한 추억을 꺼내보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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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록달록 색감이 기분좋아지는 전시회였어요. 일리야 밀스타인~ 재능을 사고 싶어요~ 혹은 아직도 숨겨져있을 나의 재능을 찾거나~ 과연~ 숨겨진 재능이 있을까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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