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크리에이터, 7급 공무원 시대

by 동네언니 2024. 7. 23.
728x90
반응형

#부산시 7급 공무원 크리에이터 채용
최근 부산시가 공식 유튜브 채널 '부산튜브'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신규 채용했다. 유튜브 콘텐츠 기획부터 제작, 출연, 연출까지 1인 크리에이터 업무를 담당하게 되는데, 7급 공무원이라는 파격 조건을 내걸었다.

7급 공무원?
영화 ‘7급 공무원’ 속 주인공은 직업을 위장한 경력 6년 차의 국가정보원 요원다. 속이는 게 임무, 감추는 게 직업인 그들의 에피소드를 담은 영화 속 7급 공무원처럼, 보통 7급 공무원은 외무 영사직, 세무직, 교육행정직 등 직업의 전문성을 가진 직렬이 많다.
임기제이긴 하지만, 크리에이터가 7급 공무원에 준하는 대우를 받게 됐다는 건 그만큼 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는 뜻일 것이다.

 

#공무원 크리에이터의 시조새
‘공무원 크리에이터’ 하면, 먼저 이 사람을 떠올리게 된다. 바로, 공공기관의 홍보에 새로운 역사를 썼다고 평가받는 ‘충주맨’이다. 충주시 홍보 유튜브 ‘충TV’를 담당하고 있는 김선태 주무관은 올리는 콘텐츠마다 화제다. 국내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가운데 독보적인 구독자 수를 자랑한다. 현재 구독자 수는 76만을 넘어섰다. 또, 가장 화제가 된 영상 ‘공무원 관짝춤’의 경우 천만 뷰를 넘었다. 

이런 활약이 효과적인 시정 홍보로 이어졌다고 인정받으며 김선태 주무관은 최근 6급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2016년 9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지 7년 만이다. 통상 9급으로 입직한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이 6급이 되려면 15년 이상 걸린다고 알려져 있다.

 ‘이슈 판독기’라는 별명을 얻을 만큼, 이슈에 맞는 패러디 콘텐츠를 만들어 내고, 화제를 몰고 오는 김선태 주무관. 최근 그 뒤를 이을 화제의 공무원 크리에이터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유명인이 된 공무원 크리에이터
“여기 나올 거라 상상도 못 했고, 섭외 전화를 받고, 다단계나 사이비 종교는 아닐까? 생각했어요”


10일, tvN 유퀴즈온더블럭 방송에 출연한 양산시청 홍보팀 민홍식 팀장과 하진솔 주무관의 말이다. 유퀴즈 출연 섭외를 계속 의심했다고 할 만큼 평범한 공무원이었던 그들을 TV에 출연성사 시킨 건 시정 홍보 영상 하나가 대박이 난 덕이다. 

“취업 시장에 뛰어들려니 무섭다”라고 말하는 하진솔 주무관에게, 두 팔 벌리며 자신을 믿고 뛰어들라고 말하는 민 팀장. 그러나 정작 진솔 주무관이 뛰어내리자 돌변한다. “믿을 사람 하나 없는 요즘 세상에 믿을만한 일자리 정보를 제공”한다며, 민홍식 팀장은 양산 일자리 센터 워크넷을 홍보한다.

이 영상은 참신한 아이디어로 평가받으며 7월 중순 현재, 인스타그램 영상만도 천만 뷰 달성을 목전에 두고 있다.

이와 같은 인기에 두 사람은 “길에서도 많이들 알아보고 사인을 해 달라고 요청해서 요즘 사인 연습을 하고 있다”고 수줍게 밝히기도 했다. 또, ‘충주맨’을 이길 수 있다는 응원을 받기도 한다고 전했다.

양산시청 외에도 최근 한국철도공사 SNS 홍보 영상도 주목받고 있다. 여성 기관사로 지난해 미스트롯3에 도전장을 내밀어 ‘미스기관사’라는 별명도 갖게 된 강하영 기관사가 코레일 SNS 홍보팀이 출범하면서 크리에이터로 정식 발령을 받았다.


 톡톡 튀는 아이디어와 리얼한 연기로 호평을 받으며 요즘 그야말로 올리기만 하면 ‘빵’터지고 있다. 롤러코스트를 탄 듯 연출한 ‘KTX-청룡열차’영상의 경우 조회수 300만 회를 훌쩍 넘었다. 코레일의 경우 팀이 함께 이룬 결과다. SNS 팀 도입 후 한국철도TV 유튜브 구독자가 월 평균 1265% 증가했다고 하니(세계일보 2024-06-08), 잘 키운 크리에이터가 얼마나 기관의 홍보에 큰 효과를 가져오는지를 증명한 셈이다.  

#공공기관 콘텐츠 홍보 러시
이처럼 지자체와 공공기관의 정책 홍보에 크리에이터의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서울시의 경우, 작년 10월, 서울시 유튜브를 운영할 ‘서튜버’를 공개 채용하기도 했다. 끼와 홍보 재능을 갖춘 내부 직원 중 50여 일간 선발대회를 거쳐 최종 북부수도사업소에서 근무하던 정규현 주무관이 서튜버로 선정됐다. 그는 연애·결혼 이야기를 테마로 기후동행카드, 서울윈터페스타 등 시 정책을 자연스럽게 소개하는 '연애특별시, 서울'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현재 구독자 수는 21만 명에 조금 못 미친다. 충주시 유튜브 충TV 구독자 76만 명을 뛰어넘으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

자체 크리에이터가 직접 출연하지 않더라도 유명인과의 콜라보를 통해 콘텐츠를 만들기도 한다.

7월 초 순천시는 웹툰 작가이자 방송인 ‘기안84’를 일일 공무원으로 채용하고, 유튜브 ‘인생84’를 통해 순천 알리기에 나서기도 했다.

사진=유튜브 인생84, 아무거나보틀 영상 캡쳐


또, 국가정보원은 해외여행을 떠난 우리 국민이 테러피해를 입지 않도록 주의하라는 영상을 여행 유튜버 빠니보틀, 곽튜브와 함께 만들어 보다 쉽게 전달하기도 했다.  

#제2의 충주맨이 아닌, 색깔있는 크리에이터로!
이제는 대중과의 소통방식이 변한 지 오래다. 특히 유튜브와 인스타그램은 높은 접근성과 영향력을 바탕으로 대중과의 소통에 효과적인 플랫폼으로 자리 잡았다. 기존의 홍보 방식보다 비용 대비 효과가 크고, '충주맨'의 사례처럼 예산이 제한적이라 하더라도 크리에이터의 역량에 따라 홍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에 지자체나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시민과 소통하고 정책을 홍보하는데 이런 플랫폼을 활용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하지만, 왕관을 쓴 자, 그 무게는 무겁다. 크리에이터가 6급, 7급 공무원이 되는 시대.  그렇기에 각 기관 홍보 담당자들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기관장의 입장에서는 “우리는 왜 충주맨 같은 인재가 없냐”는 소리가 나올 법하고 말이다.


최근 뉴스에 출연한 충주맨 김선태 주무관에게 앵커가, 타 기관 홍보팀에게 해 줄 조언은 없냐고 묻자, 그는 “담당자의 전권 보장”, “자신들만의 색깔과 지속성”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 주무관의 조언은, 당연하지만 중요한 대목이다.

충주맨은 충주맨이기 때문에 화제가 됐다. 그의 B급 감성과, 아이디어는 김선태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 그의 아이디어나 표현 방식을 따라 한다면, 제2의 충주맨은 그저 '카피맨'에 불과할 것이다. 대중이 모를 리 없다. 또, 상상의 나래를 마음껏 펼칠 수 있는 환경에서 비로소 창의적 콘텐츠는 날개를 달 수 있을 것이다.

지자체, 기관에 어울리는 색으로, 홍보 담당자 자신만의 콘텐츠로 화제를 모으고, 효과적인 홍보 효과를 가져오는 것. 이 어려운 것을 ‘충주맨’처럼, 잘 해내라는 무언의 채찍. 홍보 담당 공무원 크리에이터의 어깨가 무거워지는 이유다.

 



크리에이터 전성 시대 ② - 크리에이터 7급 공무원 시대 > 뉴스 | 디지털에듀 (kedu.news)

 

728x90
반응형